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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압축팩은 넣는 순서를 틀리면 옷을 죽입니다. 규칙은 세 가지입니다. 완전히 말린 뒤에 넣을 것, 니트는 절대 압축하지 말 것, 보관은 눅눅하지 않은 실내에 할 것. 이 세 가지만 지키면 반년 뒤에 꺼내도 냄새도 눌린 자국도 없습니다.
넣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하는 것
세탁했더라도 하루는 널어서 완전히 말리세요. 한 번만 입은 옷도 눈에 안 보이는 땀이 남아 있고, 그 상태로 공기를 빼면 습기가 갇힙니다. 반년 뒤에 열었을 때 나는 그 시큼한 냄새가 이렇게 만들어집니다.
냄새의 원리는 빨래 쉰내와 같습니다. 균이 번식하는 조건은 습기와 시간인데, 압축팩은 그 두 가지를 가장 완벽하게 갖춘 공간입니다. 공기를 빼면 안전할 것 같지만 습기는 그대로 남습니다.
압축해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
- 압축해도 되는 것 — 이불, 패딩, 베개. 안에 든 것이 솜이나 충전재라 눌려도 시간이 지나면 복원됩니다.
- 압축하면 안 되는 것 — 니트, 캐시미어, 모직. 섬유 자체가 눌린 자국을 기억해서 안 펴집니다. 개서 평평하게 두는 것이 정답입니다.
- 애매한 것 — 다운 패딩은 압축은 되지만 오래 눌러두면 복원력이 떨어집니다. 시즌 한 철 정도가 한계라고 보세요.
보관 장소가 수명을 정한다
압축팩을 어디에 두느냐가 내용물의 상태를 정합니다. 온도 변화가 큰 베란다 창고나 결로가 생기는 벽면은 피하세요. 봉투 안쪽에 물이 맺히면 압축한 의미가 없어집니다. 건조한 실내, 옷장 위 칸이 무난합니다.
같은 원리로 텐트를 보관할 때도 압축이 금물입니다. 코팅된 원단은 눌린 채로 오래 두면 서로 들러붙기 때문입니다.
아쉬운 점
펌프가 딸린 제품이라도 공기를 완전히 빼는 데 손이 꽤 갑니다. 그리고 한 번 열면 다시 압축해야 해서, 자주 꺼낼 물건은 압축팩에 넣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계절 단위로 넣고 빼는 것에만 쓰세요.

자주 묻는 질문
진공청소기로 빼는 것과 전용 펌프 중 뭐가 낫나요?
청소기가 빠르지만 밸브 규격이 안 맞으면 새어 들어옵니다. 전용 펌프는 느린 대신 확실합니다. 청소기를 쓸 계획이면 밸브 호환 여부를 먼저 확인하세요.
압축팩에서 공기가 다시 차오르면 불량인가요?
대부분 지퍼 구간에 옷 섬유가 끼어 있어서입니다. 지퍼를 닫기 전에 손으로 훑어 이물질을 걷어내면 대부분 해결됩니다.
실리카겔을 같이 넣어도 되나요?
도움이 됩니다. 다만 실리카겔도 포화되면 끝이라 근본은 완전 건조입니다. 젖은 옷을 넣고 실리카겔로 막을 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