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레인지가 고르게 안 데워질 때 — 가운데를 비우면 달라진다

전자레인지에서 가운데만 차가운 건 고장이 아니라 배치 문제입니다. 음식을 접시 가운데에 몰아 놓으면 회전판이 돌아도 그 부분은 거의 제자리에 머뭅니다. 가운데를 비우고 가장자리에 둘러 놓으면 같은 시간에 훨씬 고르게 데워집니다.

전자레인지 사용 비교표 — 배치, 국물 젓기, 뚜껑, 용기 재질
돌리는 시간을 늘리기 전에 놓는 방식을 바꿔봅니다.

왜 가운데만 차가운가요?

전자레인지 안에서는 마이크로파가 벽에 반사되며 겹칩니다. 그 결과 세게 데워지는 지점과 덜 데워지는 지점이 생깁니다. 회전판은 음식을 돌려서 이 편차를 평균 내주는 장치입니다.

그런데 회전 중심은 거의 움직이지 않습니다. 가장자리는 한 바퀴 도는 동안 여러 지점을 지나가지만, 가운데는 계속 같은 자리에 있습니다. 그 자리가 하필 약한 지점이면 아무리 돌려도 덜 데워집니다.

그래서 3분 돌리고 차가운 데를 또 1분 돌리는 것보다, 처음부터 배치를 바꾸는 게 빠릅니다.

어떻게 놓아야 하나요?

  • 가운데를 비우고 도넛 모양으로 둘러놓습니다. 만두나 감자처럼 여러 개를 데울 때 특히 차이가 납니다.
  • 두꺼운 쪽을 바깥으로 향하게 합니다. 닭다리나 브로콜리처럼 부위별로 두께가 다르면, 두꺼운 쪽이 가장자리로 가게 놓습니다.
  • 국물류는 중간에 한 번 젓습니다. 액체는 위아래로도 온도 차가 생겨서, 절반쯤 지났을 때 한 번 저어주면 마지막에 다시 돌릴 일이 줄어듭니다.
  • 납작하게 폅니다. 같은 양이라도 높이 쌓으면 속이 늦습니다.

뚜껑은 닫아도 되나요?

완전히 밀봉하면 안 됩니다. 식품안전나라의 전자레인지 전용 식품용기 안내는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식품안전나라, 2020-12-08).

“밀봉된 용기나 포장에 들어있는 경우에는 뚜껑을 조금 열고 가열해야 합니다“

가열하면 수증기가 생기는데 빠져나갈 곳이 없으면 안에서 압력이 올라갑니다. 그래서 덮되 완전히 닫지 않는 것이 맞습니다. 수분이 날아가는 걸 막으려고 덮는 건 괜찮지만, 밀폐는 다른 문제입니다.

어떤 용기를 써야 하나요?

같은 자료가 재질을 구분해 안내합니다.

  • 사용 가능 — “종이, 유리, 도자기, 폴리프로필렌(PP)”
  • 사용 불가 — “멜라민수지, 페놀수지, 요소수지, PET, 알루미늄호일”

배달 용기나 반찬통은 재질이 제각각이라 바닥의 표시를 한 번 보는 편이 낫습니다. PET는 음료병에 흔한 재질이고, 알루미늄호일은 전자레인지에 넣으면 안 되는 대표적인 것입니다.

조심해야 할 식품도 있나요?

있습니다. 같은 안내에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계란, 밤 등 껍질이 있는 식품은 껍질을 제거하거나 칼집을 낸 후 조리해야 하며, 기름기나 수분이 많은 식품은 고온으로 가열될 수 있으므로 주의”

껍질이나 막에 둘러싸인 식품은 안쪽에서 수증기가 갇혀 터질 수 있습니다. 계란과 밤이 대표적이고, 소시지나 방울토마토처럼 껍질이 있는 것도 칼집을 내면 안전합니다.

밥은 어떻게 데우나요?

얼린 밥은 물을 살짝 뿌리고 덮어서 데웁니다. 수분이 날아가지 않게 하는 게 핵심인데, 이때도 완전 밀봉은 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얼릴 때 어떻게 하느냐가 더 크게 작용합니다. 식은 밥을 얼리면 데워도 맛이 안 돌아오는데, 그 이유는 냉동밥 소분에 정리해뒀습니다. 냉동실을 어떻게 채우는 게 좋은지는 냉장고는 70%, 냉동실은 100%에서 다뤘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회전판이 없는 모델은 어떻게 하나요?

회전판 대신 내부에서 마이크로파를 분산시키는 방식이 쓰입니다. 이 경우에도 가운데에 몰아 놓지 않고 펼쳐 놓는 것은 동일하게 도움이 됩니다. 다만 모델별 구조 차이는 저희가 확인한 범위가 아니라 설명서를 보시는 게 정확합니다.

랩을 씌워도 되나요?

전자레인지용으로 표시된 랩인지 확인하고, 씌우더라도 한쪽을 틔워 수증기가 빠지게 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위 안내의 “뚜껑을 조금 열고”와 같은 취지입니다.

데우는 시간을 늘리면 되지 않나요?

고르지 않은 상태에서 시간만 늘리면 이미 데워진 쪽이 더 뜨거워집니다. 겉은 마르고 속은 미지근한 결과가 나오기 쉽습니다. 시간을 늘리기 전에 배치를 바꾸고 중간에 한 번 젓는 편이 낫습니다.

정리하면 전자레인지는 세기가 아니라 자리의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가운데를 비우는 것 하나로 대부분 해결됩니다.